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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제목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그 집은 정원이 참 아름답다.
음식을 만들어서 파는 장삿집 답지 않게
소박하고 정갈한 마당 여기저기에 꽃무더기가 있다

눈을 확 끌만큼 화려하지도 요란하지도 않다.
주인이 부러 가꾼 것 같지도 않은데
비 내리면 빗물 받아 마시고 해 뜨면 햇살로 세수해가며
저절로 한 무더기씩 피어나 흐드러진 것이
처음 분칠해 수줍은 새댁 얼굴 같다.
이름도 모르는 야생화
너무 작아서 자세히 보려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쓰다듬 듯 하나씩 봐야 한다.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하려면
나도 그 앞에 키를 낮춰 눈을 맞춰야 한다는 걸 알았다.

지붕으로 가리지도 말고
담장으로 막지도 말고
멀찌기서 내려다보지도 말고
눈 맞추고 키 맞추어야한다는 걸 알았다

[글쓴이 : 박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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