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비 힐렐*

- 2년 전 바빌로니아에서 태어난 랍비 힐렐은 그가 20살 되던 무렵 이스라엘에서 훌륭하다고

소문난 두 명의 랍비 밑에서 강학하였다. 그 당시 유대인들은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에

로마인들의 핍박 속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힐렐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보아도 하루에 동전 한 닢 이상 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마저도 반은 수업료를 내는데 써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은 동전 한 닢조차 벌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든 수업만큼은 들어야겠다고 생각하였고, 귀동냥이라도 하기 위해 학교 지붕

위에 있는 창문으로 올라갔다. 창문 옆에 귀를 대고 수업을 듣던 그는 쏟아지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때마침 그날은 하얀 눈이 오는 날이었고, 그 하얀 눈은 포근하게 힐렐을

덮어주었다.

다음날 아침이 밝았고 수업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침인데 교실이 어두컴컴했다.

어찌된 영문인지몰라 의아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은 무심코 위를 보다가 랍비 힐렐이 창문 위에서

잠든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들은 곤히 잠든 힐렐을 깨워 따뜻한 데려갔고 다행히도 힐렐은 아무 탈 없이

잠에서 깨어났다. 이 사건 이후 힐렐은 더 이상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되었다.

이 외에도 힐렐의 이야기는 많이 있다. 그는 겸손하고, 예의바르며,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 언젠가 로마인 중 한 사람이 힐렐에게 유대인의 학문에 대한 모든 것을 자신이

한 발로 서 있는 시간 동안 다 읊어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힐렐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

힐렐에 대한 소문을 들은 심술 궂은 사람이 힐렐이 화를 내는지 안 내는지를 가지고

내기를 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경건하게 맞는다. 유대인의 안식일은

기독교도들의 안식일과 같은 금요일 해질 무렵부터 토요일 해질 무렵까지의 만 하루를 뜻한다.

하지만 안식일을 지키는 방법은 다르다. 유대인은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가다듬고

전에 만들어 두었던 맛있는 먹으며 음식을 먹고 불을 사용하지 않는다.

힐렐이 안식일을 준비하기 위해 목욕탕에서 씻고 있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와서 문을 두드렸다.

힐렐은 급히 몸을 닦고 옷을 챙겨 입고선 밖으로 나갔다. 목욕탕에서 나오는 힐렐의 모습을 보고

그 남자는 대뜸 “사람의 머리는 왜 둥그런가요?” 부터 시작하여 계속해서 사소한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힐렐은 모든 질문에 대답을 친절하게 다 해준 후 다시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남자는목욕탕 문을 다시 두드리더니 ‘왜 흑인의 피부는 까만가요?’부터 시작하여

다시 질문세례를 퍼붓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번에도 힐렐은 질문에 하나하나

정성스런 대답을해주었고 이는 몇차례 더 반복되었다. 그떄마다 힐렐은 화내는 기색 하나없이 대답을 해주었다.

결국 그 남자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화 한번 내지 않고 대답하는 바람에 내가 많은 돈을 잃어버렸지 않소.”

그러자 힐렐이 대답했다.

“나의 인내력보다 당신의 돈을 잃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오.”

- 언젠가 힐렐이 서둘러 어디론가 가는 모습을 본 학생들이 그의 뒤를 쫓아가더니 이렇게 물었다.

“어디를 그리 서둘러 가십니까?”

그러자 힐렐이 대답했다.

“좋은 일 하려고 가는 중이오.”

힐렐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던 학생들은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는 공중목욕탕으로 가서 몸을 씻기 시작하였다.

그의 행동을 보고 의문이 생긴 학생들은 이렇게 물었다.

“좋은 일이 목욕하는 것을 뜻했던 겁니까?”

“그렇소. 밖에서 로마인들이 동상을 닦고 있는 것을 보았는가?

나는 사람이라면 동상을 닦기보다 자신을 닦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네.

자신을 갈고 닦는 일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