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제목 | 화목한 가정을 위한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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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잘한다고 소문난 메이어라는 랍비가 매주 금요일 밤마다 예배당에서 설교를 했다.
그가 하는 설교가 유익하다고 워낙 소문이 난 터라,
그가 설교를 하는 날에는 수백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를 보기 위해 예배당을 찾아왔다.
그 많은 사람들 중 특히나 메이어의 설교를 좋아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보통 여자들에게 있어 금요일 밤은 안식일에 먹을 음식을 만드느라 바쁜 날인데,
그 여인은 그 바쁜 와중에도 예배당을 찾아가 설교를 들었다.
금요일 밤, 메이어는 그 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긴 시간 동안 설교를 하였고
그 여인도 원래 그러했던 것처럼 흡족한 마음으로 설교를 들었다.
설교가 끝난 후 더욱 더 풍성해진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던 그 여인은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남편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남편에게 달려가던 여인은 평소와 다른 남편의 언행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날따라 남편이 내일이 안식일인데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지,
왜 음식을 장만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를 따져 물으며 화를 냈던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런 일에 놀라기도 하고 당황한 아내는 남편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대체 이 시간에 어딜 다녀온거야!”
“금요일 밤마다 예배당에서 있는 메이어 랍비님의 설교를 듣고 왔어요.”
그 말을 들은 남편은 격앙된 목소리로 버럭 소리 질렀다.
“당신은 그 설교하던 랍비 얼굴에다가 침 뱉기 전까지는 집에 못 들어올 줄 알아!”
여인은 그렇게 집에서 쫓겨났고 남편과 별거하게 되었다.
이 사실을 들은 랍비는 자신 때문에 그 가족의 평온이 깨졌다고 생각하여 몹시 괴로웠다.
그리고 이윽고 한 가지 방안을 떠올렸다. 그는 그 여인을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눈이 희귀한 병에 걸렸소. 의원을 찾아가니 남의 타액으로 눈을 씻어 내야 한다고 하는데, 당신이 좀 씻어줄 수 있겠소?
내 눈이 너무 아파 그러니 어려워 말고 나를 좀 도와주시오.”
그래서 여인은 남편의 요구대로 랍비의 얼굴에 침을 뱉게 되었고 그 덕에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 놀란 제자들은 랍비에게 달려가 이렇게 물었다.
“스승님처럼 명망 높으신 분의 얼굴에 침을 뱉게 하다니요. 어찌 그러셨습니까?”
랍비가 대답하였다.
“내 체면 차리는 일보다 한 가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니겠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