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제목 | 리더의 자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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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머리와 꼬리가 있었다.
무언가를 할 때마다 주도권을 잡는 쪽은 항상 머리였다.
그러다보니 꼬리는 계속해서 따라다닐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가 불만스러웠다.
결국 꼬리는 쌓아두었던 자신의 불만을 머리에게 터뜨렸다.
“나는 왜 항상 네 뒤꽁무니만 쫓아다녀야 하는 거지?
너는 나를 전혀 배려하지도 않고 네 마음대로 움직이더라.
이건 불공평해. 엄밀히 말하면 나도 뱀의 일부인데 내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매번 끌려다니기만 하잖아.
이건 타당하지 못해.”
이 말을 들은 머리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너는 앞을 볼 수도 없고 갑작스레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도 없어.
하지만 나는 너와 나를 위해 안전한 곳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지.
내가 이기적이어서 너의 의사를 무시하고 움직이는게 아냐.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내가 앞장서는 것뿐이야.”
이 말을 들은 꼬리는 화가 나서 더 큰소리로 말했다.
“내가 그런 말을 한 두 번 들은 줄 아니?
더 이상 나는 속지 않을 거야.
역사 속의 소문난 독재자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자신을 포장했지.
너도 마찬가지일 뿐이야.
그러니 나는 더 이상 너를 따라 다니지 않을래.”
가만히 듣고 있던 머리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꼬리에게 말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 서로의 역할을 한 번 바꿔보자. 네가 앞쪽으로 와.”
꼬리는 기다렸다는 듯 머리를 제치고 앞장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는 깊은 도랑 속으로 빠져버렸다.
머리는 도랑을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하였고 그 덕분에 머리와 꼬리는 도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꼬리는 다시 앞장서서 움직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시덤불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시덤불 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꼬리는 부단히도 애를 썼지만 애를 쓰면 쓸수록 가시가 몸에 더 깊게 박혔다.
꼬리가 너무 고통스러워 하자 이번에도 머리가 나섰고 그 결과 머리와 꼬리 모두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꼬리는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앞장서서 가던 꼬리는 이번에는 뜨거운 불꽃 속으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이 사실도 모르고 있던 꼬리는 몸이 서서히 뜨거워지자 그제서야 밖으로 나가기 위해 이리저리 날뛰었다.
그러나 꼬리의 힘만으로는 불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없었고, 상황의 심각성을 감지한 머리가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했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그 결과 꼬리에 먼저 불이 붙었고 곧 그 불이 머리까지 이어 붙었다.
그렇게 뱀의 머리와 꼬리는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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